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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카지노직원글 도박으로 다시 배운 인생 - 잃고도 살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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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9회 작성일 2025-08-22 21: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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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사람들이 본능적으로 혐오하고 경계하는 인생 최대 4가지 난제가 있습니다.

"담배, 음주, 도박, 여자문제..."

 

많은 이들이 꺼려하지만, 한번쯤은 호기심으로 시도해 보는 것들 입니다.

담배같은 것은 수백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나머지는 인류의 삶 시작부터 인류와 항상 붙어다닌 영원한 숙제이기도 하죠.

 

여기서 우리 카페 회원님들에게 가장 애증이 강하고 친숙한 것은,,,

아무래도 도박이라고 할 수 있죠?

일반인들은 "도박"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기겁을 하겠지만 우리에게는 조금 더 다른 의미로 다가오죠.

 

그렇다고 해서 도박이 무조건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저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만고에 쓸데 없는 것 같은 도박도 가끔은 쓸모가 있을 수 있다"

 

옛말에 개똥도 약에 쓸데가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ㅎㅎ

 

그래서, 오늘은 부정적인 어감을 잠시 내려놓고, "도박" 대신 "갬블(Gamble)"이라는 말로

때때로 순화해서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제 개인적인 배경을 조금 말씀드리면서 시작하겠습니다.

 

 

사업 실패, 낯선 땅, 그리고 도박

 

솔직히 저는 도박에 빠져 필리핀에 온 사람이 아닙니다.

사업실패로 집안이 무너졌고, 그로인해 삶 전체가 무너져버렸을 무렵, 지인의 권유로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미지의 땅, 필리핀!!!

치안이 좋지않은 위험한 곳이라는 이야기는 뉴스를 통해 이미 들었었고,

카지노에서 일을 하는 것은 좋으나 카지노에 빠지는 것도 또 하나의 위험이 될 수 있으므로

단 한가지, 지인과 약속한 것이 있었습니다.

 

"뭐든 다 좋은데 제발 겜블만 하지말자"는 약속이었죠.

 

하지만, 그 유혹을 극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죠.

이유야 어떻든 결국, 저는 자신과의 약속을 깨고 겜블에 손을 대게 되었습니다.

 

시작하게 된 동기는 뭐.. 굳이 밝힐 필요도 없는

우리들이 다 아는 진부한 이야기죠.

 

그저 야그야금 꽁돈 따는 재미도 좋았고

출목표 그림 그리면서 그 말도 안되는 바카라 연구(?)하는 재미도 좋았습니다.

이쪽으로 소개해 준, 그 지인이 카지노 직원이라 게임후에 버려지는 출목표를 300개 정도 야금야금 모아서

괜찮을 법한 시스템이 생각나는대로 직접 출목표에 시뮬레이션 삼아 대입해 보기도 했습니다.

 

초짜가 다 그렇듯 처음에는 따박따박 스테디 벳(Steady bet)으로 베팅에 변화없이 많이 먹기에 치중했죠.

그리고, 초심자의 운(Biginner's Luck)은 항상 그렇듯 저에게도 찾아왔습니다.

 

'아니 돈 만들기가 이렇게 쉬운데 왜 내가 어렵게 일을 하고 살았지?'

하는 웃픈 의문도 들었습니다..ㅎㅎ

 

바카라 게임이 점점 깊어지면서 생업을 때려치고..

생바에 전념한 적도 있었죠.

 

그러나, 역설적이게도저는 운(?)이 좋아서 그런지 그게 뭐 그리 길게 가지는 않았습니다. ^^

한달, 아니 일주일을 채 넘기지도 못한적이 대부분이었죠.

 

하지만, 저를 이곳으로 이끌었던 제 지인은 그 상황이 달랐습니다.

그는 자기관리를 저보다 10배는 잘하는 사람인데요.

처음에 저를 이곳으로 초대할때 서로 '겜블만큼은 절대 하지말자' 했건만

카지노 매니저라 직장을 때려치지 않곤 겜블을 할 수 없으니 아예 "말"을 사서 시스템 베팅을 했는데요.

 

그러다보니, 개인적인 감정을 배제하여 사촌동생을 "병정(일명 말馬)"으로 두어

"기계적 베팅"으로 상당기간 승리를 이어나가기도 했습니다.

 

승패의 굴곡은 제법 있었지만 전체 게임에서는 승을 거의 1년 가까이 이어나갔는데요.

수십번을 공방전을 하더니 연패가 지속되자 결국 스스로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촉' 베팅을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촌동생, 말(馬)도 처음에는 점점 갬블을 알게되고 게임속으로 점점 감정이입이 되더니

감정 컨트롤이 안되고, 결국 그 지인과 함께 촉으로 합심해서 베팅을 시작하며

그 시스템은 최종적으로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게임을 반복하는 생바에는 예외란 없는 것 같습니다.

 

즉, "큰 수의 법칙"에 따라 결국 기댓값에 수렴한다는 것입니다.

시행횟수가 많아지면 카지노의 "엣지"인 뱅커 커미션에 녹아 죽을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갬블에 대한 바람직한 정도(正道)의 개인적인 결론을 내린다면,

"부담없는 선에서 짧은 시간 즐기는 갬블이 최선이다"라는 것입니다.

 

랜덤으로 발생하는 결과속에서 요행을 즐기는 것이므로

여행와서 잠깐잠깐 즐기는 것은 재미도 있고 시간 보내기도 좋습니다.

모든 것이 무덤덤해 진 중장년에게는 엄청난 스릴도 있구요.

 

저의 경우, 겜블을 했었지만 마지막 마지노선 하나는 지킨게 있습니다.

그 덕분에 아직도 여기서 남의 손가락질 받지 않고 밥먹고 사는 기초적인 이유이기도 하죠.

 

"절대로 남의 돈으로 도박은 하지 않는다"라는 것입니다.

 

본전생각에 내 돈 다 잃고 주변사람에게 손 벌리다보면 소위 입벌구(입만 벌리면 구라)수준의 사기꾼이 됩니다.

이는 나만 죽는게 아니고 가족과 주변지인까지 다 힘들어집니다.

 

마약은 자기만 혼자 죽지만 도박은 주변사람까지 초토화시켜 말라 죽인다고 하죠.

도박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습니다.

단순한 호기심에 시작한 것이 나와 내 주변까지 모두 망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저의 경우는 겜블을 즐겼지만..

밑바닥찍고 어찌어찌 운좋게 살아난 케이스입니다.

 

나름 한국에 있을때는 바른생활 사나이라는..

말도 안되는 자만에 살기도 했었는데...

 

필리핀에서 어찌어찌 살아가다보니 하는 일이

합법이 아닌 일이 불법/편법이라 마음속 한편에 짐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를 불교에서 '보시'라고 이야기 하나요?

돈이 생기는대로 가족, 지인, 주변 사람들에게 최대한 베풀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아마 한국을 떠나기전 3~4년전 이었을겁니다.

아버지 인도네시아에서 노후자금 전액 사기당하시고, 당뇨쇼크와서 응급실 하루 1,000만원씩 나오기도하고,

어머니하시는 사업에 가세가 기울면서, 송사 3~4건에 검찰, 법원출입을 밥먹듯했었네요.

 

하도 인생이 다이나믹하고 기가막히기에 신점을 보러가니..

신점을 보는 무속인이 하는 말..

 

"굿 안하면 몇년안에 10원짜리 하나까지 다~ 잃을겁니다. "

 

저는 믿지 않았죠.

어머니께 "저 인간 몇천 만원짜리 굿 하나 하려고 저럴꺼야"하고 안심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무속인의 말처럼 10원짜리 수준까지는 안갔지만..

 

몇년 후, 마닐라에서는

내 주머니에 "1만페소"만 달랑남아 있었습니다.

집은 렌트비를 못내 쫏겨났구요.

 

집을 나와 그 무당의 말을 회상해 보니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노릇이었습니다.

 

"정말 인생이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질 수도 있구나..."

 

(필리핀을 오기전 한국에서)몇년 전까지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MVG에

은행가면 VIP라운지만 이용하고 은행직원이 따라나와 차문을 닫아주고

90도 인사받던 제법 (자본주의적으로) 괜찮은 인생이었는데..ㅠㅠ

 

망하고 또 망해서

내 주머니에는 내 전 재산 1만페소...

 

당시 가장 싼 말라떼 아리랑 호텔이 하루에 1,000~1,500페소 였는데

밥값까지 계산하면 일주일도 버티기 힘들다는 판단에

예전에 안좋게 헤어졌던 필리핀 전여친에서 전화해서 만나자 했습니다.

 

만나보니 안좋게 헤어졌지만

아직까지 좋은 감정이 있는 듯 보였습니다.

 

나 : (이런저런 이야기하다가) "내가 문제가 생겨서 그런데.. 너희 집에 좀 머물면 안돼?"

전여친 : (나쁘지 않은 듯) "언제부터?"

나 : "오늘 저녁부터.."

 

그렇게, 한달 정도 머물면서 일일가이드 뛰어서 모은돈을 주머니에 차곡차곡 접어 넣었습니다.

낮에는 여친이 1층에 오픈한 PC방에서 (나름 미안하니) 2배의 요금을 지불하면서 글도 썼구요.

밥은 나름 괜찮은 60~80페소짜리 치킨, 롱가니사(필소세지), 비프타파(장조림)등의

필리핀음식 먹으며 김치가 없으니 라부요(베트남고추) 잘라서 간장과 먹으며 버텼습니다.

(다행히 말도안되는 육체적 고생은 안했습니다. 그냥 정신적으로 힘들 뿐..)

 

필리핀에 처음 왔을때 부터 매달 부모님께 150만원씩 생활비 부쳐 드렸는데,

이제 주머니에 돈이 없으니 더 이상 생활비를 드릴 수 없는 마음이 너무 힘들었구요.

 

집에 있는 금붙이 팔고, 국민연금 해약해서 약간의 돈을 받아서 생활하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부모님과 전화할 때면, "곧 풀릴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라는 거짓말을 하는게 가장 힘들었구요.

그 때를 생각하면 온통 암흑뿐이었습니다.

 

다시는 회상하기 싫은 기억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배운 것은 분.명.히. 있습니다.

 

 

따고 잃고, 그 끝에서 느껴지는 인생의 무상함

 

 

그렇게 도끼자루 썩듯, 갬블과 함께 시간이 흘러가면서 저는 한 가지 감정에 점점 익숙해졌습니다.

바로 뭔가모를 무상함이었습니다.

돈을 따면 기뻤고, 잃으면 분노하고 자책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감정들도 점점 희미해졌습니다.

 

"오늘 딴 이 돈이 내일은 그냥 없어져버리지는 않을까?"

“돈이라는 게 이렇게 허무하게 오고 가는 거라면, 굳이 집착할 이유가 있을까?”

 

그 무상함을 자꾸 겪다 보니, 자연스레 돈에 대한 집착이 서서히 줄어들었죠.

 

산 위로 커다란 바위를 굴려 올리고, 그 바위는 다시 아래로 굴러 떨어지고

다시 그 바위를 산위로 굴려 올리고...

 

무한루프에 빠진 시즈프스의 신화처럼...

그 무한반복 속에서 느낀 건 단 하나였습니다.

 

“돈은 흘러가는 것이다. 움켜쥘수록 고통스럽고, 흘려보낼수록 자유로워진다.”

 

돈을 따고 잃고를 반복하다 보니, 점점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어차피 다시 잃을 돈이라면, 지금 필요한 곳, 좋은 곳에 쓰자!!’

 

그 단순한 생각이 내 마음을 바꿔놓았습니다.

 

갬블을 통해 돈을 잃으면서, 오히려 나는 남에게 더 잘 베푸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전에는 아까워 줄 수 없었던 것을, 지금은 웃으며 줄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그 과정은 결코 쉽지도 이상적이지 않았습니다.

자책도 있었고, 후회도 있었죠.

 

하지만 분명한 건, 그 시간들이 저를 조금 더 심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줬다는 점입니다.

내 인생을 걸었던 열정적인 갬블은 끝났지만 깨달음은 남았습니다

 

그 시간들을 전부 긍정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시간 덕분에, 저는 돈의 무상함을 받아들일 수 있었고, 그 무상함 덕분에 마음을 나누는 법을 배웠습니다.

 

잃고 나서야 비로소 얻는 것도 있었습니다.

 

즉, 갬블은 제게 ‘성공하는 법’이 아니라, ‘잃고도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지금 돈 문제로 괴롭거나, 사람에게 베푸는 게 아직도 부담스러운 분이 계시다면

저의 경험이 조금이나마 공감이 되었으면 합니다.

 

돈은 언젠가 사라지지만,

마음을 나눈 기억은 오래 남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언젠가 따뜻하게 당신을 다시 감쌀 것입니다.

돈은 흘러갑니다. 그러니 이를 적절히 흘려보낼 줄 아는 사람이, 결국은 자유를 얻는 것 같습니다.

 

 

[필사마]

 

 

P.S. : 여기서 쓴다는 의미는 모든 것을 모두 쓰는 것이 아닌 내가 가진 일부를 의미있게 쓴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교통딱지를 받는 것과 같은 예상치 못한 손해를 보았을때, 어느정도 이렇게 생각하며 마음을 위로할 수 있습니다.

 

"에라이~ 그냥 한번 찍어서 죽었다고 생각하자~!"

 

이렇게 생각하면 그 스트레스가 많이 줄어들죠.

머리가 덜 빠진다고 해야할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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