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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어느 도박꾼의 인생 2-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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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첨지춘봉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025-09-05 17: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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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텍사스홀덤 플레이어의 마카오 도전기 - 2편

 

중국 '대장들'에게 신고식을 제대로 당하고 호텔로 터벅터벅 돌아왔습니다. 

 

"홍콩달러만 있다면 저것들은 다 내 밥인데... 진짜 못하는데... 어떡하지?"

 

홍콩달러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다가 샤워를 하고 잠시 눈을 붙였습니다. 다시 윈 포커룸으로 향했죠. 

 

도착해보니 1세대 홀덤 플레이어들이 모여있었습니다. 같이 살기도 하고 정보도 공유하는 지인들이었죠.

 

"존반장아, 돈 좀 빌려줘."

"영식아, 돈 좀..."

"용팔아..."

"철수야..."

 

여러 명에게서 총 5만 불을 빌렸습니다. 사실 돈이 없는 건 아니었죠. 필리핀에서 만든 8천만 원이 있었으니까요.

 

25-50 테이블에 웨이팅을 걸어두고 상황을 살펴보는데, 100-200 테이블(스몰 블라인드 18만원, 빅 블라인드 36만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웨이팅도 없고, 플레이어들도 그다지 대단해 보이지 않았죠.

 

"에라 모르겠다..."

 

빌린 5만 불을 들고 100-200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원래 계획은 20-50에서 10만 불(약 2천만원) 정도 만든 다음에 분위기 파악하고 올라가려고 했는데... 자리가 비어있고 상대들이 만만해 보이니 계획이 바뀌었죠.

 

당시에도 100-200은 큰 게임이었습니다. 전재산을 걸고 도박하는 것 같은 무모함을 알면서도, 마치 홀린 듯이 테이블에 앉게 됐죠.

 

긴장감에 손발에서 식은땀이 났습니다. 카드 한 장 한 장 받을 때마다 손이 떨렸고, 알 수 없는 도파민이 솟구쳤죠. 테이블은 무척 빡빡했고, 상대들은 TV에서 나오는 포커 프로들처럼 보였습니다.

 

그렇게 긴장하며 앉아있는데, 몇 판 지나지 않아 컷오프 자리에서 A♠A♣를 받았습니다.

 

"최강의 시작 핸드... 5만 불 들고 앉았는데 이걸 받네..."

 

심장이 쿵쾅거렸습니다. 흥분된 표정이 얼굴에 드러날까 봐 최대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상대들의 액션을 지켜봤죠.

 

"티내지 말자... 귀신같은 새끼들이 알아채면 다 도망간다..."

 

 

플레이어들이 주르륵 폴드하고, 컷오프 앞자리에서 20대 중국 여성이 림프(limp)로 들어왔습니다. 저는 1,200불(약 20만 원)을 레이즈했죠.

 

버튼과 스몰 블라인드는 폴드. 빅 블라인드의 뚱뚱한 중국인이 한참을 고민하더니 4,000불로 쓰리벳을 던졌습니다.

 

"좋아, 두 명만 남으면 최고지."

 

그런데 갑자기 중국 여성이 5만 불이 넘는 금액을 올인했습니다. 70만 원을 받고 800만 원을 레이즈한 거죠.

 

"뭐야 이 미친... 이게 무슨 짓이야?"

 

A♠A♣를 보고 있는 제 입장에선 장고(long call)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바로 콜을 외쳤죠. 그러자 4,000불을 베팅했던 중국인도 1-2초 고민하더니 콜을 선언했습니다.

 

"중국 여자는 에이스킹 정도... 뚱뚱한 놈은 킹킹 정도려나? 킹만 안 나오면 여자랑은 나눠 먹겠는데..."

 

모두가 올인한 상황이라 카드를 꽉 쥐고 있는 가운데, 플랍이 공개됐습니다.

 

Q♠J♣9♥

 

턴 카드는 2♦

리버 카드는 8♣

 

문양이 섞여 있어 플러시의 위험은 없었습니다. 먼저 올인을 한 중국 여성이 카드를 오픈해야 했습니다. 

 

그녀는 자신 없는 표정으로 A♥K♦를 보여줬습니다. 하나도 맞지 않은 에이스 하이입니다.

 

"이런 누나... 텐 페어도 아니고..."

 

제가 A♠A♣를 까면서 포커스가 중국인에게 쏠렸습니다. 그가 보여준 것도 K♠K♣. 제 포켓 에이스가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15만 불(당시 환율로 2천만 원이 넘는 금액)을 그대로 쓸어담았습니다. 이 핸드 이후로 자신감이 폭발적으로 올라왔죠. 100-200을 처음 치는데도 너무 재미있었고, 모든 게 잘 풀렸습니다.

 

4시간 후, 저는 20만 불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렇게 큰 게임을 저렇게 못하는 사람들과 할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호텔방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정말 사뿐사뿐했습니다. 마치 새털처럼 가벼워 날아갈 것만 같았죠. 침대에 누웠는데도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지금 당장 다시 뛰어가서 저 모지리들... 돈밖에 모르는 중국 홀덤 초보자들 돈을 더 따고 싶은데..."

 

하지만 내일도 있고, 시간은 제 편이었습니다. 365일 언제든 게임을 할 수 있으니까요.

 

첫 빅게임에서 대승을 거두고 나니, 25-50 테이블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너무 자잘해 보이고, 제게 맞지 않았죠.

 

"저거 해서 언제 몇 억을 벌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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